본문 바로가기
테마 걷기/해외 트레킹

뚜르드 몽블랑 트레킹 – 에필로그

by 강가딩 2018. 8. 7.


期待半 憂慮半으로 떠났다

 

다행이 우려할 사항은 발생하지 않았고

기대는 넘쳐 행복한 웃음을 안고 돌아왔다

 

드뎌 버킷리스트 하나를 발로 찼다

 

길잡이 허긍열 캡틴만 믿고 전혀 준비없이 왔다

큰 불편은 없었고 그 또한 나쁘지 않았지만,

아는만큼 보인다고 공부를 하고 왔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해서, 나처럼 이곳을 버킷리스트로 꿈꾸고 있는 후답자를 위해,

특히 산꾼 입장이 아닌 걷기꾼 입장에서,

트레킹 후기에 앞서 나의 경험을 공유해본다

 

 

1. 뚜르드 몽블랑이란?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4810m) 둘레를 한 바퀴 도는 트레킹코스로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3국을 지난다.

거리는 약 167km 이고 해발 1,000~2700m 사이를 오르 내린다.

뚜르드 몽블랑(Tour De Montblanc)을 줄여 TMB라고 부른다

 

TMB 개념도

 


2. 내 경험으로 뽑아본 뚜르드 몽블랑의 특징은?


첫째, 한 고비 넘으면 또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팔색조의 능선이 가장 그리워질 듯 하다.

굴업도의 수크렁길, 홍콩 란타우 트레일과 또 다른 풍경을 선사했다.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몽골 올레가 혹시나 초라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마저 들었다....杞憂이겠지




이번 뚜르드 몽블랑 트레킹에서 내가 뽑은 최고의 능선길, TMB 42번 루트




트롱세(Tete de la Ttonche, 2584m) 정상에서 내려가는 베르나다 능선(Testa Bernada)


 


발므언덕에서 포제타 고개 내려가는 길




둘째, 숲해설사 자격을 가진 내가 가장 반한 것은 바로 야생화로 물들은 천상의 화원이었다.

6월부터 9월 사이 시기를 달리 하여 핀다는 몽블랑 산군의 야생화,

우리의 봄꽃부터 여름꽃까지 백두대간에서 볼 수 있던 야생화들이 고도를 달리하며 발길을 잡았다



몽블랑(남쪽)을 울타리로 조성한 야생화 화원


당디제앙, 그랑조라스 등 알프스 첨봉들도 구경꾼으로 전락하게 했다 



이맘때 가면 절정인 알펜로제 군락지





셋째, 여름날 빙하와 눈 위를 걷는 맛,

그 빙하가 녹아 계곡을 따라 흐르고 합해져 이룬 폭포를 감상하며 우리의 생수보다 더 맛깔난 溪谷水를 떠먹는 재미,

빙하가 모여서 만든 호수에 비친 알프스 산군의 반영을 보고 사진을 찍은 三美三味는 몽블랑트레킹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였다



7월임에도 녹지 않은 눈길 트레킹을 군데 군데 맛볼 수 있다



여기는 그랑몽테 전망대 주변에 조성된 深雪 산책길 "코르다타(Kordata)" 길



빙하가 녹아 이룬 폭포와 계곡, 그 계곡수는 우리가 마시는 생수는 저리 가라였다








넷째, 한발은 프랑스, 한발은 스위스, 국경을 두발로 서있을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우린 발므언덕에서 스위스와 프랑스 경계를 두 발로 넘어섰다.

그랑몽테 전망대에서는 경상도·전라도·충청도의 경계가 되는 삼도봉처럼,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3국의 경계가 되는 三國峰인 몽돌랑에서 흘러내리는 빙하동굴을 볼 수도 있다



발므언덕의 국경 표지석, 1738년에 만들어졌단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가 만나는 三國峰, 몽돌랑(Mont Dolent, 3,823m), 그랑몽테 전망대에 올라가면 볼 수 있다




몽블랑이 빠진 호수



그리고 여기가 그 유명한 락블랑 호수다,. 예약이 가장 어렵다는 락블랑 산장도 보인다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맘뿐이었다




3. 숙박, 그리고 초보자도 가능한가?


뚜르드 몽블랑 트레킹을 하는 동안 이용하는 숙소는 기본적으로 산장이다.

완주할 생각이라면 하루 일정이 끝나는 지역의 산장을 예약해야 한다.

산장 예약은 이른 시간(直前년도)에 끝난다고 하며,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보통은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다.


우리처럼 일정 지역(우린 샤모니)을 거점으로 하여 엑기스 코스만 걷고 와도 결코 나쁘지 않다.

TMB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보다 더 멋진 명품 숲길과, 여행이 갖는 조그마한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우리는 샤모니 브레방 곤돌라역 근처의 스키스테이션(도미토리 형태의 산장)에서 머물렀고,

이탈리아 트레킹을 갈 때는 현지의 산장(몽테 비안코 산장)을 이용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샤모니 Ski Station 앞  카페

숙소에 들어가기 전 생맥주 한잔 마시고,  저녁 7시 너머서는 나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어 주었다



이탈리아 트레킹 시 숙박을 했던 몽테비앙코 산장



우리나라의 산들처럼 경사가 급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170km 가까이의 산길을 걷는 만큼 분명히 체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완주가 목표가 아니라면 초보자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앞으로 재정적 능력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고,

그럴 경우 케이블카(혹 곤돌라)를 타고 중산간에 오른 후 한바퀴 돌고 오는 힐링 트레킹도 니치 상품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우린 주로 케이블카나 곤돌라를 타고 오른 후, 트레킹을 하였다

1,850미터의 사라밀리온 케이블카 정류장까지 오른후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 발므 산장까지는 트레킹으로....



브레방 트레킹에서는 두번의 케이블카와 곤돌라를 타고 가장 높은 브레방 정상(2,525)까지 오른 후 트레킹을 시작하였다



브레방에서는 몽블랑이 바로 눈앞에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든 TMB는 트레킹이고,

팀을 꾸려서 움직이게 되므로

동네 뒷산 산책하는 줄 알았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으로 오면 함께 하는 트래커들에게 민폐이고 예의가 아니다.

실제, 우리 경우도 한두 코스는 작년 팀보다 단축하여 운영되었다

열흘 이상을 함께 지내야 하므로 단체생활에 대한 기본도 있어야 한다



이번 뚜르드몽블랑에서 가장 힘들었던 샤핀고개에서 트롱세 정상 올라가는 길


 

 


다른 얘기이지만, 시간에 거리에 사람에 구애받지 않고 좀 마니 걷고, 생각하고 싶은 분은 혼자 와도 충분할 듯 하였다.

이정표와 표지판이 잘 되어 있고, 교통편도 미리 알아보면 곁코 불편하지 않을 듯.



표지판들





직접 예약하여 온 대전의 모녀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자신들도 영어가 익숙치 않은데, 상대(숙소 등)가 더 익숙치 않아서 소통이 잘 되지 않은 점이라 했다





여기에 몽블랑 트레킹 코스에 대한 GPX 파일을 받아오면 금상첨화다.

GPX 파일을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 2017년 신샘님이 다녀온 코스와 내가 다녀온 코스의 GPX 파일을 첨부하였다.

(뒤에 있는 교통편을 사용하면, 어디에서 타고 내려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샤모니에서의 이동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2017년 GPX 파일:  2017 몽블랑종합gpx.gpx 2017 몽블랑접속교통.gpx

2018년 GPX 파일:  2018년 2차팀 TMB 걷기 종합.gpx 2018 TMB 2차팀 걷기 및 이동포함 종합.gpx





4. 우리가 걸었던 코스 요약(클릭하면 본 후기로 넘어간다)\

 

1일차, 프티발콩, 프티발콩 노르에서 프티발콩 슈드로 걸으며 샤모니 마을길을 걷는다

 (샤모니역~열차~)발로신~몽테고개~몽록~투르~아르장티에르~보아숲(~버스~사모니), 13키로, 6시간








2일차, 프라리옹, 뚜르드 몽블랑에서 맛보는 추억의 백두대간 길 코스, 오름길을 맛본다

 (샤모니~버스~)우슈~샤르즈~프리리옹(1,969미터)~투르~보자고개~곤돌라~우슈~버스~사모니, 7.8키로 5시간 40






  

3일차, 발므언덕, 알펜로제 花園을 거닐며,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을 넘나든다

(샤모니~버스~뚜흐~케이블카~)샤라밀리온(1,850미터)~꼴드발므(국경산장)~발므 정상~포제트 고개~포제트 정상~농장~샤라밀리온(~케이블카~버스~샤모니), 11키로 6시간






 



4일차, 브레방, 몽블랑을 지척에 바라보면서 광활하게 펼쳐진 고원을 걷는다

(브레방 곤도라~쁠랑프라즈(Planpraz, 2000m)~케이블카~브레방 정상(Brevent, 2,525m))~걷기시작~브레방 호수~벨라사 고개~에귀우시 정상~벨라사 산장(2,152m)~하산~숙소, 12키로 7시간 30









5일차, 락블랑, 알파인 호수에 반영된 몽블랑 산군의 파노라마 조망

 (샤모니~버스~레쁘라~곤도라~)플레제르(Flegere, 1,894m)~폭포~세서리호수~락블랑산장~플레제르(~곤도라~레쁘하즈~버스~숙소), 9키로 6시간 30





 




6일차, 에디귀미디, 3,842미터의 전망대에서 몽블랑 산군의 만년설산을 조망한 후, 샤모니 침봉군의 북서면 발콩노르 트레킹

 (샤모니~케이블카~플랑데귀(2,317m)~케이블카~에귀디미디 전망대(3,842m)~플랑데귀)~그랑발콩 노르 ~몽땅베르~얼음동굴~(산악열차~샤모니), 7.5키로 5시간






 

7일차, 발페레, 이번 뚜르드 몽블랑에서 최고의 길, 당디제앙/그랑조라스 등 알프스 첨봉들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다

15km, 8시간, (샤모니~승합차~)이탈리아 발페레 계곡~보타니 산장 어귀~말라트라 계곡~샤핀 고개~트롱세 정상~베르나다 능선~베르토네 산장~꾸르마이예(~버스~)걷기~몽테 비얀코 산장 (1700미터), 15키로 8시간(산장 올라가는 2.5키로, 40분 제외)






 

8일차, 발베니, 몽블랑 남측 이탈리아 산군 파노리마 조망, 야생화, 호수, 폭포가 어우러진 멋진 길

몽테 비앙코 산장~메종산장(1,984m)~세크레이콜 호수~비에지 창고~꽁발호수(1,972m)~발베니(~승합차~사모니), 12.5키로 7시간 10






 



9일차, 프티발콩 슈드 - 샤모니 숲길, 프티발콩 슈드에서 노르 방면으로 샤모니 산간마을과 숲길을 걷는다

숙소~존 러스킨 바위~프티발콩 슈드~프라즈 공원~보아숲~아르베이용 협곡전망대~라방쉐 마을~쇼살레(Les Chosalets)버스정류장~사모니), 14.5키로 6시간 40




 




10일차, 그랑몽테,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의 삼국경계인 몽돌랑을 보고 심설 트레킹 코스인 '코르다타'를 걷는다

아르장티에르 케이블카역~ 로낭(Lognan, 2,574m)역~그랑몽테 전망대~코르다타 걷기~원점 






5. 일정, 비용, 식사 등


뚜르드 몽블랑 트레킹의 산증인이자 전도사격인 허긍열 캡틴이 운영하는 고알프스(다음카페)’의 제 2차팀으로 다녀왔다

1113(74~16),

315만원이었고(201710월 항공권 발권완료),

숙소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6명이 들어가는 도미토리식 산장을 이용하였다

13일간 일정임을 감안할 때 총 비용은 저렴한 편이었다.

그럼에도 걸은 길은 최상, 최고의 품질이었다


가기 전 화장실과 사워실 이용에 대한 불편이 조금 걱정되었으나,

하루만 지나면 모두들 잘 적응하게 된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식사는 점심은 샌드위치나 바게트 빵을, 아침과 저녁은 조리하여 먹었다.

캡틴 허의 요리실력은 가히 일품이었고,

우리의 경우 풍경님이 중간중간 본인의 실력을 발휘해 주었다.

김치찌개, 닭볶음탕, 누룽지탕, 미역국 등은 지금도 입맛이 다셔진다







현지에서 나를 감동시켰던 풍경님이 만들어 준 계란말이




6. 샤모니에서의 일상


성당 다방앞, 우리의 출발 장소


매일 아침 여기서 모여서 출발했다



샤모니 다운타운 모습


레킹이 끝나고 다운타운을 들리게 된다



마켓에서 과일도 사고 와인도 사고 저녁도 먹고 쇼핑도 하고



호프/카페


트레킹 후 우린 호프집에 들리거나 숙소 앞 카페에서 션한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었다




토요장터


신선한 과일, 치즈와 버터, 그리고 특산물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팔고 있었다


우리가 가장 맛있게 먹었던 납작 복숭아


에누리가 가능했다

풍경님이 액자를 하나 품에 넣었다. 물론 에누리를 해서



우리가 머무는 동안 큰 이벤트가 몇개 있었다


월드컵 축구,

프랑스가 준결승에서 이기자 난리가 났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리드 월드컵


암벽여제라 불리는 우리나라 김자인 선수가 동메달을 땄다



프랑스대혁명 기념일(바스티유 감옥 습격일) 전야제


대혁명전야에 집집마다 국기를 내걸었다



전야제인 13일 밤에는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포옹하고 키스도 한다는데(옆지기 ),

난 그저, 숙소에서 불꽃 놀이 구경으로 만족해야 했다



7. 첨언, 바램들


제일 먼저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여행 잘하는 법은 비우는 것부터 시작한다는데, 가져갈 짐과 준비물부터..............



숙소에서 바라본 몽블랑 해넘이.....



그리고 굳이 한가지 제안한다면,

동우회 산행이나 트레킹 시작에 앞서 지도를 나눠주고 코스를 설명해주는데,

해외이고 여러 여건상 무리라면 상세코스나 지도 등을 미리 올려놓아 다운을 받거나 출력을 해오고 하면 좋을 듯.

 

그리고 진행 당일 개략적인 설명과 소요시간, 주의점을 설명해 주고,

도보가 끝났을 때 공지사항과 달라진 점에 대해 부언해주면 좋을 듯 하다.




이번 투르드 몽블랑, 무척 행복했다. 모든 것이 용서되었다










추가로 하나 더 제안하면,

해당년도 진행예정인 팀별로 트레킹수준을 제시하면 좋을 듯 하다.



예들 들어, 1차팀은 빡센 산행수준, 2~3차는 보통, 4차는 초보가능 등과 같이.

개인 일정 등으로 소기의 효과를 얻기 힘들지 모르나,

지원할 팀의 트레킹 멤버들의 수준을 알 수 있고,

적어도 그 팀에서 본인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암묵적인 잣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난, 이 길에서 호강했다


2017 몽블랑접속교통.gpx
0.59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