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강변길, 계곡이 어울린 길,
약간의 오픈된 도로가 있었으나 양념이었다
적당한 거리,
약간 버겁긴 했으나 걷기꾼에게도 충분한 높이와 오르내리막,
분명 걷기꾼을 위한 길이었다
하지만 찜통 여름날에는 여유가 필요했던 것 또한 사실이었다
▲ 어디를/얼마나: 약 12km, 약 6시간(계곡 물놀이 포함), 출렁다리~선유대~운교리 목교~곰넘이재~갈은구곡~갈론체험
▲ 언제/누구랑: 2017년 8월 6일(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 GPX 파일: 괴산양반길2구간.gpx
▲ 참고: 갈은구곡을 상세하게 살펴보려면, http://blog.daum.net/hidalmuri/845
한반도가 사우나탕으로 바뀐 날,
그 무더운 여름에 대한 최소한 예의를 오늘 난 지켰다(보라꽃님 사진을 빌려옴)
선유대에서 바라본 칠성저수지 상류의 달천
갈론계곡(갈은 구곡)은 대전방의 여름 놀이터다
사상 초유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여름,
우리의 놀이터를 다시 찾기로 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찾았던 2013년 이후 만들어진 출렁다리
그 정식명칭는 연하협 구름다리
양반길 1코스인 산막이 옛길을 연결한다
우린 이 곳 주차장에서 오늘 걷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걸을 양반길 2코스는 운교리 목교가 들머리다
양반길 2코스는 양반길 중 가장 최근에 조성된 길,
칠성저수지 괴산호 상류룰 끼고 옥녀봉 산자락에 만들어졌다
우린 3코스인 용추폭포를 지나 갈론계곡을 걸은 적이 있었기에,
새로 조성된 2코스를 걸어 갈론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달천을 끼고 있는 강변길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었다
적당한 오르내리막이 있어서 더욱 그랬다
옥녀봉에서 흘러 내려오는 옥녀계곡
두 주전 괴산을 훓고 지나간 폭우 탓인지 물이 제법 있었고, 또한 맑았다
여긴 옥녀샘
그리고 여긴 선유대.....
선유대에서 바라본 달천 상류
매우 더웠지만
기대 이상의 길에 취해 모두들 발걸음이 가벼웠다
강변에서 바라본 선유대
달천 상류
우측의 산이 바로 산막이 옛길의 삼성봉이 이어지는 능선이다
상류 쪽으로 올수록 최근 폭우의 흔적들이 진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주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사실 길에 퍼부은 폭우의 흔적은 양반길 2코스 곳곳에서 드러나 있었다
바로 여기서 강변길이 끝나고 이제 마을길을 걷는다
괴산군은 산막이옛길, 충청도 양반길, 오천자전거길 등의 기존 숲길을 활용하여,
속리산 둘레길 괴산구간을 연결할 계획이라 한다.
괴산군을 지나가는 속리산 둘레길은 약 77키로이며,
보은구간을 종주한 우린 이 길이 완성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운교리 마을을 지나 곰넘이재로 넘어갈 것이다
숨이 팍팍 막히는 뙤약볕 아래서 마을길을 걷는 것은 아무리 좋아하는 걷기라도 고역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일행 중 두 명이 벌에 쏘여 처지는 통에
우린 마을 끝 나무 그늘에서 일행을 기다리는 김에 점심상을 펼쳤다
예상보다 길이 늦어졌다
분명 오늘 길이 생각보다 어렵고,
더욱이 무더운 날씨를 고려한다면 매우 힘들지 모른다고 주의를 주었지만,
막상 닥치기 전까지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막상 닥치고 나면
그리고 거기에 예상치 않는 변수가 발생하면
수많은 군상만큼이나 나타나는 반응도 다양하다
마을을 벗어나 잠시 산길을 걷는다
그러면 다시 포장길을 만나고 역시 잠시 걷는다
도로끝에서 곰넘이재까지는 900미터, 오르막길이다
오늘처럼 살인적 더위에는 그 누구나 힘들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곰넘이재까지는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이다
여름 날, 조금만 걸어도 숨이 팍팍 막힐 때가 있다
숲속에 있어도 마치 찜통에서 헐떡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곰넘이재
올해도 예외는 아닌 듯 하다
지난 주 남덕유산 갈 때도 그랬다
오늘도 숨이 팍팍하다
곰넘이재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갈림길,
바로 여기가 양반길 3코스에서 갈론계곡 넘어가는 길과 합쳐지는 곳이다
후미에서 나만큼이나 힘든 길벗과 호흡을 마추다 보니 더 힘들어진다
그럼에도 더 자주 쉴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것은 핑계에 불과할 지 모른다...
내가 더 힘들어서 후미에서 미적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바람에 사고가 터졌다
길잡이가 후미에 있다 보니 선두에 가던 길벗들이 사기막리로 내려가버린 것이다
전화로 올라올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후미에 남아있던 여섯 일곱분에게
인생역전을 외친다.....공허하게
왼쪽으로 보이는 산이 옥녀봉이고, 그 사이의 고갯길로 넘어갈 것이다
여기서부터 옥녀봉 갈림길까지는 오늘 길에서 가장 힘든 된비알 코스
투덜대는 소리가 저 아래서 엄청 큰 소리로 들려온다..
내 귀에만 들리는 것일지 모르지만
된비알 급경사 오르막에, 알바까지 했으니 어찌 그러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난 생각했다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즐기는가에 따라 천국과 지옥으로 확연하게 갈린다고
오히려, 민폐가 될까 걷기 전부터 맘을 다지고 걱정하고,
걷는 내내 노심초사하고 실제 쳐져서 힘들어 하지만 버티고 버틴 길벗들은 얼굴이 밝다
오늘 길을 걷기 위해 한달 내내 연습을 했단다....
옥녀봉 갈림길에서 난 하늘을 한번 쳐다보았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혼자 혹은 맘맞는 길벗 몇 명이 왔으면 훨씬 편하고,
준비할 필요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 가도 될 것을........
그럼에도 우리의 운영자 풍경님이 한 말처럼,
여러분이 함께 해서 바로 즐거운 길이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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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난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다양한 반응을 넘어설 정도로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갈은구곡, 아홉째 선국암에서 바둑을 두는 모습
이전에는 바둑알이 있었는데 사라졌다
구곡부터 즐겼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서
담 날 아침에 보니 입 주변이 헐었다
등에도 땀띠가 나고...분명 힘들었다
난, 내년 여름에는 아가봉, 옥녀봉으로 넘어 갈론계곡으로 내려올 것 같다
산악회 멤버들과
그것이 훨씬 짧고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여름 계곡을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오늘 하루 참 즐거웠다
그리고 여름날 버거웠지만 걷기에 최고 길이었다
그리고 이 길은 역쉬 여름에 걸어야 맛인 길이었다
오늘 걸은 길(오룩스 앱)
고도표
(곰넘이재에서 한번, 그리고 옥녀봉 갈림길이 또한번 오르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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