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능선에 다시 섰다
두 달 전 대간길을 넘으면서
가을 단풍이 절정일 때 공룡을 잡으러 다시 올 것이라는 그 약속을 지켰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한계령이 아니라 오색에서 올라와 대청봉을 넘었다는 점,
시간은 좀 더 걸렸으나 몸은 한결 편했다는 점이다
아마도 한 줄을 서서 갈 정도로 밀린 연휴 단풍산객,
그리고 대간산행과 달리 넉넉하게 주어진 산행 시간이 몸과 맘을 편하게 해 주었기 때문인 지 모른다.
명목적으로는 풍경님 대간길 땜방 응원해주러 갔지만
실질적으로는 내가 오히려 그 덕분에 공룡의 암릉과 단풍에 푹 취하고 왔다
▲ 코스: 오색~대청봉~무너미고개~공룡능선~마등령삼거리~비선대~신흥사, 약 20Km, 약 14시간 20분
▲ 언제/누구랑: 2016년 10월 1일(토), 한밭토요산악회 따라
산꾼들이라면 1년에 한번은 설악에 와야 한다고 말한다특히나 공룡능선을 보러
대청봉 너머 중청/소청 줄기에 단풍이 점점히 박혔다
점점히 박힌 그 단풍길을 걷고 왔다올 첫 단풍 길을.....
10월 연휴 첫날, 오색에 도착하니 3시 전이다
입구에는 설악에 오르려는 산꾼들이 전국에서 몰렸다한 줄로 서서 올라야 하는 계단에서 계속 정체를 빚었다....
오색 탐방분소에서 대청봉까지는 주로 무박으로 올라 고도차를 인식하지 못하거나주변 경치의 특징적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아래 도표가 많은 도움이 될 듯(오색 420미터에서 대청봉 1708미터를 오른다/빌려온 것임)
날이 밝고 대청에 다다르자 정체는 좀 풀렸다
단풍도 들어오고 운무도 들어온다
대청봉에는 인증삿을 찍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작년에는 나도 저런 맘이었는데
중청 산줄기의 단풍에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천천히 클로즈업
이제는 화채봉과 천불동 방면
희운각으로 내려 오면서
공룡이 보인다
하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정상에는 이미 단풍이 절정이다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
희운각 들어가는 다리
희운각에서 풍경님과 조우하여 공룡을 넘었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공룡의 능선들
그 능선을 이번에는, 좀 여유롭게 걸었다
공룡에도 단풍이 들었다
단풍과 암릉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무너미에서 만난 여성 산우가 한 말......공룡을 타지 않고 갔으면 정말 후회했을거라고
이 분이 작은거인 풍경님이다
오늘 길에서는 이제 흔적만 남은, 겨울을 준비중인 꽃들도 보았다
설악바람꽃
솜다리 군락(꽃 사진 일부는 함께 한 산친구에게서 빌려왔다)
산오이풀
저 가파른 바위를 로프를 타고 올라야 한다
오르고 나면 절경이 기다리고 있다
나한봉에 올랐다 내려오는 용감한 여성 산벗들
운무가 몰려오면 공룡은 신비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이 로프가 나타나면 로프로는 끝이다공룡 잡으로 전국에서 몰리는 바람에 로프구간에서는 내려가고 올라가는 공룡꾼들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공룡은 그 하나하나가 절경이다
저 너머가 오세암 내려가는 갈림길이다
저 산봉우리가 비선대 내려가는 마등령 삼거리다
운무가 심해져 비선대 내려가는 길에서는 조망이 나오지 않았다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마등령에서 비선대 내려오는 하산길을거의 무념으로 내려왔다정말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데.....
담에는 비선대에서 천천히 천불동에나 다녀와야겠다
이번에는 산길샘/오룩스 등 표고, 지도, GPX 파일 등은 생략한다너무도 많은 분들이 가기에 길을 잃을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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