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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백두대간

백두대간(42), 한계령에서 공룡능선 타고 설악동으로

by 강가딩 2016. 7. 26.


공룡의 등줄기는 생각보다 훨씬 거칠었고 힘들었다


그래도 오늘 그 공룡을 넘었다
공룡에서 바라본 설악의 운무는 人間界와 仙界의 中間界를 본 듯 했다


꼭 만나고 싶었던 솔나리도 보았고
여름에 피는 설악바람꽃도 만났다

 

담 날 아침 폭탄을 맞은 것처럼 온몸이 쑤셨다

걸을 때면 허벅지에서 내가 어제 엄청난 일을 했음을 일깨워준다

며칠은 갈 듯 싶다 


 

▲ 코스(백두대간 42)/거리 및 시간: 한계령~한계령 갈림길(~대청봉)~희운각~공룡능성~마등령삼거리~비선대~설악동, 약 20Km, 약 13시간 20분
▲ 언제/누구랑: 2016년 7월 24일(일), 귀연산우회따라




운무의 설악 비경


공룡의 등뼈는 무척이나 거셌다
내가 두 해전 다녀왔던 홍콩의 드래곤스 백(Dragon's Back, 용척(龍脊))은 여기에 비하니 무척 유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에 피는 설악에만 산다는 설악바람꽃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고,


첨 만나는 솔나리도 지천이었다


한계령에서 출발한 시간은 아침 4시 30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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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폭염과 아열대로 고생을 하고 있는데 설악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계령 갈림길까지 2.3km를 오르는 동안

역시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지 하는 생각과 중간 탈출을 꿈꾼다...또


한계령 삼거리에서 중청 가는 길은 운무에 싸여 조망은 커녕 우중충하다

하지만 더운 것보다는 훨씬 걷기에 좋다


오늘은 유독 꽃망울들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끝청까지 가면서 만난 꽃망울들이다


금마타리


수리취


물레나물꽃


흰송이풀


둥근이질풀


모싯대


끝청에 도착했다


이제 고원길....

난 여기서 산악 마라토너들이 연습하는 광경을 만났다

걸어서 올라오기도 힘든데....


희귀한 야생화 '네귀쓴풀'이 길 아래서 손짓을 한다


그 옆에 등대시호도 있었다


중청


후미인 내 입장에서 대청만큼은 몇차례 갔었고 또 갈 기회가 있고,

요즘 대청봉이 대간길에서 빠졌다는 후미대장 요주님의 말을 빌어 은근슬쩍 과감히 생략한다

(함께 간 산우가 다녀온 것을 빌려왔다)


대신 공룡능선을 꼭 타기로 맘을 다진다

소청 너머 희운각 가는 길은 여전히 운무다


전혀 조망이 없는 길에서 꽃망울에 빗방울을 머금은 구절초가 인사를 한다


희운각

함께 온 많은 산우들은 비가 오는 관계로 공룡을 포기하고 천불동으로 하산한다 


다들 공룡을 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첨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방면.....

운무가 거치기 시작했다

멋진 비경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악에 올 때면 무너미고개에서 난 천불동으로 내려갔었다

하지만 오늘은 좌측의 공룡능선으로,,,,

함께 한 귀연의 산친구들이 든든하다


공룡능선에 들어서자 한번도 만난 적이 없어 꼭 보고 싶었던 솔나리가 지천이다


그 설악에서도  힘들다기로 소문난 공룡능선의 바윗길이 시작되었다



힘든 길이었으나 그 길을 올라서면 비경이었다


봄이 아니라 여름에 피는 바람꽃

설악에만 산다는 설악바람꽃이 만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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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지천이었다


여기가 바로 선계인지, 인간계인지 구분하기 힘든 멋진 비경도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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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와 힘들다를 구별하기 애매하나

공룡능선을 첨 타본 나의 생각은 어렵다기 보다 힘들었다


로프가 많았지만 고소를 느끼거나 아찔한 공포를 느끼는 어려움보다는

충분이 갈 수는 있었으니 무척 힘이 들었다


설악바람꽃 너머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지나간다



바위가 예술이 된다

저멀리 우측의 1275봉을 지나가야 한다


걷기꾼이라면 한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홍콩의 드래곤스백 트레일

산등성이의 모습이 ‘꿈틀대는 용의 등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용보다는 공룡의 등줄기가 훨씬 거칠었다


힘은 들어도 올라서면 보여주는 비경 때문에 용서가 되었다



파노나마로 감상해 보자



1275봉 올라가는 길이 시작되었다

바위 로프를 타고 최강 후미팀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설마 설마하다 악! 소리를 낸다는 설악,

공룡을 타지 않고는 설악의 진미를 제대로 맛 볼 수 없을 듯


후미대장 요주님이 내가 올라오길 기다려 준다

든든하고 고맙고....


산마루를 올라서니 바위 전시장이다 


우뚝 솟아있는 바위 옆을 지나서 올라서면


1275봉이다

(사실은 1275봉 옆 산마루다)


동해에서 설악으로 거센 바람이 불어드는 바람대문

산꾼들은 이곳에서 거풍을 한다고 한다


1275봉에서 한참을 내려온다


저 멀리 우측으로 바위 사이길을 지나왔다(왼편의 바위 산이 1275봉이다)


나한봉을 향해 다시 솟구친다

난, 이런 로프, 특히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로프가 몇개나 될까 세어보았다

아마 이것이 18번째였던 듯 싶다

씨*, 욕을 했던 것이 기억나는 것을 보면


 한데 끝이 아니었다

저 바위 사이길 뒤에서 로프를 타고 올라왔었다


가도 가도 마등령 삼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미 허벅지는 쥐가 나서 걷기도 힘들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비선대로 내려가는 길

지루하고 지루하고


공룡능선 내려오는 길보다 더 힘들었다면 자만일까?

저멀리 공룡능선이 보이고

한 중앙의 두 바위 사이길을 지나왔다


비선대 내려오면서 펼쳐지는 운무에 쌓인 설악의 비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드뎌 비선대에 도착했다



설악동으로 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거의 3키로를 걸어나가야 한다

길은 좋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신흥사는 중국 여행객이 장악했다

아마 다음 구간인 미시령~마등령 구간도

오세암 방면이 폭우로 유실된 길을 보수하는 관계로 폐쇄되어 비선대 방면으로 내려와야 할 듯...

그 지겹고 힘든 길을 걸어내려와야 할 것을 생각하니 지금부터 몸서리 쳐진다



오늘 만난 또다른 야생화들


중나리(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솔체, 높은 산에 사는 야생화


산오이풀



단풍취



참취


자주여로


산꿩의 다리


새며느리밥풀

 

 

오늘 걸은 길(산길샘 앱과 오룩스 앱)

설악의 능선을 파악해 보기 위해 주변의 산들도 함께 넣었다



고도표


GPX 파일을 첨부한다

(중청에서 대청에 오르지 않고 소청으로 내려갔다, 왕복 1.2km가 누락된 것임)

백두대간 41.gpx

백두대간 41.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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