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의 남녁 여행은 활성산성 보부상 편백숲 걷기로 마무리하였다.
활성산성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다음해인 1593년 축조한 토성(土城)으로 그 둘레는 약 1.6km 이고,
성벽 주변에는 1960년대에 심은 편백나무가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해서 편백향을 맡으면서 실크로드처럼 푹신한 흙담 위를 걷고 있노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왜 보성에 명창이 많이 나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다....
▲ 코스: 한국차박물관~턱골고개~활성산성 편백숲길(동문~남문~서문~구헬기장)~부춘길(쌍둥이바위쉼터~부춘동마을~왕새바위)~삼수길(삼수마을~한치재 주차장)
▲ 거리/시간: 약 7.5km, 3시간(점심 포함, 도보는 삼수길의 갈멜농원 근처에 종료함)
▲ 언제/누구랑: 2014년 3월 30일(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일본의 히노키 숲길이 부럽지 않았다.....
게다가 부춘길에서는 진달래가 길 양편에서 두 손을 들고 환영을 나왔다
활성산성 보부상 편백숲길은 한국차박물관에서 시작한다
차박물관을 바라보고 왼편 뒷쪽에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고
그 표지판을 지나 임도로 오른다
활성산성 편백숲길은 3개 코스로 이뤄져 있고,
다 걸을 수는 없지만 3개 코스 맛은 다 볼 예정이다.
턱골고개 올라가는 시멘트 임도는 득음길과 겹친다
길 왼편으로 대한다원과 경계를 하고 있다
턱골고개
옛날 보부상들이 봇짐 지고 장을 보러 넘나들던 힘든 고갯길에서 숨이 턱까지 차서 턱골고개라 불렀다는 설과,
사람이 살던 터가 있던 고개라고 해서 턱골고개라고 했다는 설 등이 있다고 한다.
소리고장답게 버튼을 누르면 판소리가 나오는 시설을 턱골고개에 설치해 놓았다.
수궁가 한자락을 들으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잠시 숨을 고른다
턱골고개는 보성읍 봉산리와 쾌상리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이 턱골고개는 활성산성 편백숲을 가는 길이지만,
득음길의 편백숲길이 지나가고,
숲속산책길이 끝나는 종점이기도 하다
윗 사진의 판소리 버튼 시설 뒤로 보이는 산길이 숲속산책길 넘어오는 길이다
돌탑 사이로 활성산성 입구가 만들어져 있다.
활성산성으로 들어서자 토성답게 푹신푹신한 흙길에 양편으로 쭉쭉 뻗은 편백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분포 면적 기준으로 볼 때 보성이 전국에서 편백나무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고 한다
축령산 편백숲으로 유명한 장성은 그 다음이단다....
활성산성에는 동서남북 총 4개의 성문이 있다
동문은 옛 초병들이 근무했던 곳이단다
(초병은 동문과 남문에서만 근무했다고 한다)
또한, 보성읍과 회천면의 특산품이 오갔던 턱골고개에서 성 안으로 보부상과 병사들의 출입이 잦았던 곳이기고 하다.
2012년의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활성산성의 편백나무들이 상당 수 넘어지고 부러졌다고 한다
그 때 잘라낸 편백나무를 활용하여 편상과 산림욕대 등을 만들어 설치하였다
편백나무로 만든 산림욕대는 생각 이상으로 차가운 느낌을 주었다
우리는 이 편상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 점심은 미리 준비해온 빵과 음료, 과일이었다
활성산성 길은 계단 하나 없는 흙길로
도로로 치면 신호등 하나 없는 전용 걷기 길이다...
재미있는 것은 토성 위만 국유지이고
길 좌우는 모두 사유지라는 점이다
활성산(성) 정상엔 넓은 평원이 나오고 헬기장 흔적도 있다
정상에는 여러 갈래 길로 나뉘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는 왕새고개까지 가는 부춘길로 방향을 잡았다
산길은 여전히 실크로드다
게다가 진달래가 만개하였다
쌍둥이바위 쉼터
자연석을 그대로 활용해 바위를 따라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男心도 붙잡은 진달래
나비도 붙잡았다
기대하지 않은 진달래 길에 흠뻑 취했다
올해는 더이상 진달래를 보러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만끽하였다
양지꽃과 제비꽃도 거들었다
봄을 치장하였다
녹차밭 못지 않게 연푸름 물결을 뽐내는 보리밭과
대나무숲길을 지나
부춘동 마을에 들어섰다
순국선열을 모셔놓은 모춘사를 지나면
왕새바위까지는 아스팔트 도로를 걷는다
새 가운데 가장 큰 봉황이 오래 머물다 날아갔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고개다
우린 이 길을 오기 전 왕새바위는 산길 고개인줄 알았다
차박물관에서 활성산성 편백숲길을 시작하는 길벗은 부춘동마을에서 종료하든지
혹은 부춘길이 끝나는 바로 요기 왕새바위에서 종료하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왕새고개 넘어
삼수마을 지나 한치재 주차장까지 가는 삼수길은 도로를 걸어야 하고
그다지 볼 것도 없고 매력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삼수마을은 비래천과 상진천, 하진천이 합해져서 ‘삼수’라 했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삼천동이(지금은 둔산동으로 바뀌었지만)
대전천, 갑천, 유등천이 합쳐지는 곳이어서 이름붙여진 것과 유사하다
개나리의 사촌, 봄을 맞이하는 영춘화를 갈멜농원에서 만났다
우린 삼수길 중간 갈멜농원에서 오늘 도보를 마치고
한치재 주차장은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활성산성 편백숲길은 편백향을 맡으면서 푹신푹신한 산길을 걷는 강추할 만한 길이다
다만, 부춘동마을이나 왕새고개에서 끝내고 삼수길은 제외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늘 걸은 길(나들이 앱)
GPX 파일도 첨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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