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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걷기/걷기, 길 정보

2018년 내가 뽑은 12대 트레킹 코스

by 강가딩 2019. 1. 2.


누군가 그랬다

진정한 산꾼이라면 지리산과 설악산은 매년 한번은 다녀와야 한다고.

 

올해는 여기에 한라산 백록담까지 갔다 왔으니,

나도 이제 산꾼 대열에 들어섰나 보다

 

게다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뚜르드 몽블랑(알프스 둘레길)까지 다녀왔다

참 많이도 다녔고, 행복한 한 해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내가 걸은 길 중에서 월별로 가면 좋은 12개를 뽑아본다

역시 이성적이 아니라 얼른 머리에 떠오른 인상적인 곳을 기준으로.

 

대신, 언제 가도 좋은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에,

꿈에 그리던 뚜르드 몽블랑은 제외하고

 

 

1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한여울길 1코스 주상절리길, 8km, 3시간 20

http://blog.daum.net/hidalmuri/1937

 

 

절반의 성공이었으나 기쁨은 두 배 이상이었다

호수 전체가 꽝꽝 얼어

대포소리보다 더 큰 쨍쨍 소리를 들으며 걸었던 대청호 얼음트레킹에 비길 수는 없었지만,

추억의 한 귀퉁이에 충분이 놓을 수 있는 길이었다


 

 

 



<참고> 지금껏 가장 기억에 남는 트레킹 중 하나인 대청호 얼음 트레킹





2

큰바리메 오름~작은바리메 오름, 6.3Km, 3시간 10

http://blog.daum.net/hidalmuri/1944


 

귀한 발걸음이었다 

우연히 큰바리메 오름 정상에서 만난 제주도민 부부는,

몇십년만의 눈꽃세상을 바리메에서 만났다고 했다

 


족은  바리메오름 뒤로 한라산 백록담이 선명하다

큰바리메 오름 정상에서의 조망이다

 



바리메 오름 둘레길은 숫눈을 밟고 걸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우리가 러쎌을 하면서 길을 내며 걸었다는 것이다



 


3

진안고원길 1구간 마이산길, 13.5km, 5시간 20

http://blog.daum.net/hidalmuri/1979

 

 

어느 때 가도 좋지만 이왕이면 벚꽃 필 때 가면 좋다

(, 이 길을 4월초에 다녀왔다)

 

마이산길은 '미슐랭 그린가이드'에서

최고 평점인 별점 3개를 받은 마이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사양제의 반영

벚꽃을 보러 갔다가 4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났다

벚꽃 너머로 눈덮인 마이산이 마치 하얀 꽃이 만발한 듯 하다


 

 

 

요즘 대세가 포즈를 취했다, 탑영제의 벚꽃길에서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4

남지 개비리길 유채꽃 축제, 11.5km, 5시간 40

http://blog.daum.net/hidalmuri/1985

 

 

찬란한 봄 속에 빠졌다 왔다

노란 유채꽃 물결을 만나자 맘은 들떴고

몸은 덩달아 날아갔다

 

낙동강 벼랑길 개비리길은,

보고 느끼고 걷는 맛까지 고루 갖춘 멋진 길이었다

 

 

온듯 안온듯 감질나던 봄,

노란 유채 물결을 타고 찬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모두들 소녀가 되었다


 

 

토끼가 다니던 길은 토끼비리,

개가 짝을 찾아 옆마을에 오가던 길은 개비리길,

이름만 들으면 언뜻 볼품 없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막상 가서 걸어보면 모두들 엄지손가락을 들게 되는 길이었다

 





5

비학산~금병산 누리길, 11.5km, 5시간

http://blog.daum.net/hidalmuri/2008

 

 

내가 대전 인근에서 가장 좋아하는 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산소로 샤워를 한다

5월에 가면, 아카시와 찔레 향에 취해서 비틀거린다

 

 

산소에 색깔이 있다면 녹색일 것이다

오늘 그 녹색 산소를 뒤집어 쓰고 왔다


 

 

아카시가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흰 서름에 잠긴다.






6

담양 금성산성~ 순창 강천산 연계걷기, 21.5km, 8시간 30, 관방제림~메타쉐콰이어길~금성산성~강천산

http://blog.daum.net/hidalmuri/2002

 

 

10년만이다

 

걷기 입문 초

담양 관방제림에서 순창 강천사까지 걸어간 것이

무진장이 길었고 힘들었던 그 길을 걷고는 뿌듯했었다

 

푸르름이 담양호를 감쌀 때 다시 걸었다

이번에는 금성산성도 한바퀴 돌았다

 

10년 후 이런 도전이 또, 가능할까?

 

 

담양 죽녹원 앞 관방제림에서 시작한다


 

 

메타쉐콰이어 길도 지난다


 

 

비 그친 후 초록빛이 짙어진 담양호를 끼고 금성산성에 오른다

철마봉 지나 북문으로 가는 산성은 마치 만리장성 축소판같다


 

 

옆지기랑 막 트레킹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10여년 전

이 길을 걷고는 얼마나 뿌뜻해 했던가?





7

홍천 백우산 용소계곡 트레킹 - 홍천9경 생태탐방로 군유동길,   11km, 6시간(물놀이 포함)
http://blog.daum.net/hidalmuri/2051


 

여름이면 그리워지는 계곡트레킹

올해는 제대로 그 맛을 보지 못했다

 

그나마 갈증을 풀어준 길이 바로 백우산 용소계곡이다

 

 

들머리부터 날머리까지 이어지는 계곡,

그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와 너래바위,

그 속에서 우린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다


 

 

여기가 홍천이 자랑하는 홍천9경 중 용소계곡이다

내설악에 버금가는 계곡이란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물 속에 풍덩 들어가서는 나올 줄 모른다






8

태백 양대강발원지 탐방길, 7.5km, 5시간(놀멍 쉴멍), 검룡소~매봉산 바람의 언덕~삼수령
http://blog.daum.net/hidalmuri/2112

 

 

때를 맞췄다

이 맘 때 가면 매봉산 바람의 언덕 주변으로,

고랭지 배추밭의 초록빛 초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언제 걸어도 좋지만,

이 맘 때,

그리고 걷기꾼이라면 꼭 한번은 걸어볼 것을 강추한다

 

 

때를 맞춘 이유는,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함이었다


 



 

한달 이상 기승을 부린 폭염과.

일상에 찌들고 답답했던 가슴을

한방에 뻥 뚫리게 해준다


 

 

이 길은 추억의 백두대간 길이다

백두대간 하면 웬만한 산꾼도 엄두를 내기 힘들지만,

이 구간 만큼은 걷기꾼도 맘 넉넉히 해주는 순한 길이다




9

관매도 백패킹 12
http://blog.daum.net/hidalmuri/2118



나의 첫 백패킹이었다

 

길 욕심에 첫날은 돈대산을 길게 돌았고

다은 날은 관매해변을 거닐면서 힐링을 즐겼다



관매 팔경 중 하나, 돌묘와 꽁돌

힐링하러 왔으면서

길 욕심에 첫날은 제대로 길게 걸었다




관매도 해변.....자전거가 어쩌면 제 맛일지 모른다


 

 

첫 캠핑, 도움을 받아 설치했지만 생각보다 아늑했다

그날 밤, 솔밭에서 스크린을 설치하고

함께 소리지르고 본 아시안게임 한일전 축구도 못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내년에는 텐트 속에서 나오기 싫어하는 나를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이런 즐거움도 한번 누려봐야지




 

10

함양 황석산 거망산 연계산행, 13km, 7시간
http://blog.daum.net/hidalmuri/2162

 

 

인연이 닿지 않는 산이 있다고들 하나,

자기가 스스로 밀어내는 산도 있다

 

황석산이 그랬다

괜스레 가기 싫고 핑계를 만들고 싶었다

 

오늘도 그랬다

오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산행이 어디었냐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황석산 산행을 꼽을 것이다




황석산 정상 부근,

이렇게 깊고 높은 곳에 산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치도 못했다




가을 황석산이 왜 이름이 회자되는 지 몸으로 느끼고 왔다




여럿차례 들린 용추사,

가을에 오니 맛이 달랐다





11

조계산 단풍산행,   14km, 7시간선암사~장군봉~천자암~송광사
http://blog.daum.net/hidalmuri/2167

 

 

걷기를 시작하고

아니, 그 이전부터 선암사, 송광사는 자주 갔다

굴목재도 몇차례 넘었다

 

, 조계산은 선암사에서 굴목재 넘어가면 되는 줄 알았다

대전 시민이 갑사에서 금잔디고개 너머 동학사 넘어 오면서

계룡산 다녀왔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장군봉이 조계산 정상이라는 사실도 최근에서야 알았다

오늘 그 곳을 찍었다



선암사에 가면 꼭 인증삿을 남겨야 할 곳

승선교와 강선루


 

 

오늘 조계산의 단풍은 절정을 지나고 있었다





 

 




 

천자암 쌍향수도 보고 왔다...그동안 미뤄놓았던





12

단양 선암골 생태유람길 – 1코스 물소리길,   15km, 6시간,  단성생활체육공원~소선암~하선암~중선암~상선암
http://blog.daum.net/hidalmuri/2194


 

길벗 누군가가 횡재를 했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눈길이 반전을 주었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들머리의 반영에서부터 맘을 뺏겼다고 했다

 

나 역시 좋았다

수묵화 속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눈덮인 호수의 반영은 남자의 맘을 흔들어 놓은데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엄청난 감동은 밀려오지 않았다




감성이 무뎌진 탓인가?

이제는 우리의 산하에 익숙해져 가고 있음인가?

 

설렘을 혼탁하게 하는 미세먼지들을 털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맘을 반성하게 하는 길이었다





왜 선암골생태유람길 1코스를 물소리길이라 명명했는지 알려주는 출렁다리들

선암골 계곡들을 건널 수 있도록 제법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사족: 추가>

2018년 1년 사이 가장 힘들게 갔던 두 곳,

길이 어려워서 힘들어서가 아니라 조건, 상황이 힘들었던 길을 추가해 본다


하나는,

내가 제주에 있는 동안 폭설로 한라산은 통제되어 있었다

한라산을 찾는 육지(?) 사람들을 위해 성판악 코스만 개방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진달래 대피소까지였다


부득불 진달래 대피소까지만이라도 구경하고

사라오름 한바퀴 돌고 내려올 생각으로 올랐는데. '

운좋게 진달래 대피소에서 2시까지만 백록담을 개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그렇게 어렵게 백록담은 얼굴을 보여주었다




진달래 대피소 올라가는 길은 눈꽃으로 덮였다




둘째는,

나의 버킷리스트였던 뚜르드 몽블랑,

2017년 10월에 항공권을 예약하고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 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떠나기 2주전 간 베트남 가족여행에서 말썽이 생겼다

지병이 재발하여 강남 세브란스 주치의께서 말리고 싶지만,

정말  마지못해  조심히 다녀오라고 허락해준다

다녀온 후 다시 찾은 병원에서 의사는, '정말 그 몸으로 다녀오셨어요' 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찍히는 것보다는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기서는 자연스레 인증삿을 남발하게 만들었다




이번 뚜르드 몽블랑에서 가장 멋졌던 당디제앙/그랑조라스 등 알프스 첨봉들을 옆구리에 끼고 걷는

이탈리아 발페레 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