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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주변에서/가족 이야기

2012년 형제모임은 소박했다.....

by 강가딩 2012. 5. 29.


우리 어머니는 아들만 줄줄이 다섯을 키웠다

어렷을 적 우리 집 아랫방에는 항상 머시마들로 드글거렸다

내가 대학을 가고 아랫방에서 빠져나갔을 때,

바로 아래 동생 친구들 차지가 되고,

그 다음에는 세째....네째....막내동생까지

많을 때는 한달에 쌀 한가마니를 먹었단다.

 

아들 친구들 뿐만 아니라

친척들도 한 달, 두달 우리 집에서 머물고, 살기도 했었다

우린 방을 가져본 기억이 없다

 

우리 형제들 뿐 아니라 아랫대 형제/자매들끼리도 서로 우의좋게 지내라고 일년에 적어도 한번은 형제계를 한다.

이렇게 모든 가족들이 모인 지 벌써 10년도 넘었다.

올해는 여수 엑스포를 볼겸 여수에서 모이기로 했으나 숙박시설등의 예약이 여의치 않아,

형제계 한 후 처음으로 부모님 댁에서 하기로 했다

 

오늘 뵌 어머니 얼굴은 많이도 늙고 상했다

베트남에서 들어온 세째놈 나갈 때 싸준다고 김치만드느라 엄청 힘들었나 보다....

그것을 행복으로 알고 사신 분이다.

결혼한지 25년이 넘었는데 지금도 어머니가 김치를 만들어 택배로 보내준다


 

막내 딸이 아빠에게 한 말,

"광주 할머니는 백화점에 가서 옷도 사입고 외식도 할 정도는 충분할 것 같은데 왜 한번도 안해"

대신에,

"부산 할머니는 완전 반대야"

 

딸 하나만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면 "우리 집 며느리들처럼 착한 애들이 어디 있는데" 하신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래도 딸 하나 있었으면 훨 좋았을텐데


  

▲ 언제, 누구와: 2012년 5월 26일(토)~27일(일), 형제들 가족과 함께

 



 어머님이 사는 집 옥상에 자리를 폈다.

햇볕도 들지 않고 바람도 잘 통하고 훌륭한 가든 파티 장으로 변했다

 

이제 서울에서 대학 다니거나 군대가거나 고필이들은 으례 빠진다....

애들이 장성해지면 점차 형제들만의 모임으로 바뀌겠지....

아니 손자, 손녀들도 데리고 올까?

하긴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

 

한 순배 돌아가자 한마디씩 한다

치과의사 둘째, "개업 후 올해가 가장 불경기야. 월급장이가 최고다. 게다가 세금폭탄까지 맞았어....."

 

베트남에 나가 있는 세째, "베트남이 특급지 인정이 취소되서 한달에 앉아서 1천불을 까먹어 버리니, 요즘 생활이 팍팍해졌어요."

 

최근 영광에서 월성으로 자리를 옮긴 한수원 다니는 네째, "주말에 오가느라 힘들어 죽겠어, 부산으로 이사갈까봐. 큰 놈 농어촌 특례를 계속 받을 학교를 찾아보고는 있는데...."

 

막내를 보고는 아니 막내 제수씨를 보고는 형제들 모두, "제수씨가 광주에 살면서 어머님 댁에 자주 들려줘서 정말 고마워요"면서,

"막내 제수씨를 위해 박수 한번 치자"고 누군가 외친다.....

막내도 내년이면 중학생 학부형이 되는구나....

 

벌써 세월이 이만큼 흘러 코흘리개 형제들 머리에 흰 눈들이 많이 내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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