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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반 산행

상주 노음산 - 300대 명산(197)

by 강가딩 2020. 4. 3.


노악산이 아니라 노음산이 맞았다


갑장산(연악), 천봉산(석악)과 함께 상주를 대표하는 삼악(三岳)으로 불린다는 데,

막상 걸어보면 악산답지 않게 매우 순했기 때문이다


오늘 주인공은 진달래였다

오르는 내내 길옆으로 진달래가 도열하여 맞이해 주었고

산 곳곳에 촘촘히 박혀 수줍은 인사를 건넸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20년 3월 30일(월), 남장사 주차장~남장사~관음선원~중궁암~정상~석장승~원점, 약 6.5km, 약 3시간 30분, 나홀로



화려한 철쭉과 달리,

소박한 진달래가 더 좋다

오늘, 뜻하지 않게 진달래 밭을 지났다




우리가 흔히 보는 정상석이 아니다

마치 조상님을 위한 상석 형상이다




우여곡절(?) 끝에 온 곳이 남장사다

깊은 정보를 갖고 온 것이 아니였고

GPX 파일도 남장사 석장승 근처에 차를 세워두고

불친 풀때기님 블로그에서 다운받았다


주차장으로 들어갈려다 보니 눈길을 끄는 안내판이 보여서

여기에 주차를 했다




여기서부터 연수암까지는 상주의 걷기길인 MRF(Mount, River, Field)가 지나간다고 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13코스 천년길(약 16km)이 통과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는 말에,

국제신문 답사팀이 제시한 석장승에서 오르지 않고

바로 요기 남장사에서 정상 방면으로 오르기로 했다




일정이 헝클어졌다
나이트가 끝나자 버스를 탄 딸네미가 짐이 있다고 픽업을 해달란다
딸바보인 내가 거절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옆지기가 온라인 수업 등록을 하러 학교를 간다고 해서
아침에 함께 청주에 가서 우암산과 상당산성을 갈려 했는데 안간단다

또 헝클어졌다




갈무리 해놓은 곳간에서 상주 갑장산을 끄집어 냈다

아직 상중이라 조용히 혼자  다녀올려 했더니 조금 거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안으로 노음산이 떠올랐다

넉넉잡아 5시간이면 될 듯 했다




결과적으로 선택은 탁월했다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로 경사를 줄였고

상주 3대 岳山이라 했는데 웬만한 산보다 순했다




노음산이 품고 있는 두개의 사찰

남장사와 북장사는 신라시대 만들어진 천년고찰이란다

대웅전은 이를 반증이라도 하듯 고색창연했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어머니

요즘 파킨슨 통증 때문에 너무고 괴로워하신다

뿐만 아니라 여러 고질병들이 합세하여 옆에서 보는 내가 다 힘들다




옆지기는 장모님 돌아가신지 며칠 되지 않아 무척 조심스럽다

멀리 가지말고 대전근처에 가란다




순간 흔들린다

한편으로는 생각날 때 가지 않고 미루다보면

언제 할지도 모를 숙제로 남게 될 것임에 뻔하다




육십이 넘어서면서

한살이라도 젊을 때 가야 한다는 생각에 더 힘이 실어진다
맘을 다시 잡고 차를 모는데
상주간 고속도로가 택배화물차로 꽉 차서 서로 앞지르기를 하느라 추월선을 비켜주지 않는다




게다가 공사구간이 연달아 나타나고 정체까지 일어나 확 짜증이 난다

이럴 때일수록 조심 조심 해야 한다




산길로 접어 들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쿵쿵 뛰고 기침이 나서 지난 연말에 심장 정밀검사를 받았다
혈압이 높아서란다





요즘 심장을 달래서 조심조심 걷고 있다
중간에 이상한 느낌이 들면 걸음을 멈추고 가쁜 숨을 가라앉힌다




기대치 않은 진달래가 산행 초입부터 펼쳐졌다

어제 백월산에서 내심 기대한 진달래를 보고 왔지만

풍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중궁암까지 진달래가 계속되었다




천주산이나 바래봉처럼 군락으로 있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진달래산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사실 진달래는 화려함보다 소박함이 더 어울린다 내 생각에




그 순수함이 더 좋은 꽃이다




올라오는 길이 지그재그로 경사를 줄인데다

중간 조망 조망도 내어 주었다


남장사 입구 저수지에서부터 남장사, 관음선원까지 올라온 궤적들을 그래도 보여준다




혼자 오면 빠르게는 걷지 않아도 중간에 잘 쉬지도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중간 중간에 쉬는 시간을 가졌다 의식적으로.

괜히 모든 것이 신경이 쓰여서

그중에서도 심장을 살살 달래려고




중궁암에 꼭 들리길 추천한다




중궁암 뒷편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으니까




오늘 혼자 온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요즘 괴롭혔던 허벅지와 종아리가 퍽퍽했던 현상들이 여전한지 알고 싶었다




중궁암 지나 요기 나무데크에서 경사가 조금 있다




물론 조망도 있다




정상 근처에 정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치도 못했다




노음산은 상주시내에서 가까워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일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난, 역시 내 생각만 하는구나고 생각했다



두번째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정상이다




이것 저것 챙겨오지만

막상 혼자오면 잘 먹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은 김밥, 두유, 과일까지 정상에서 먹으면서 시간을 축냈다




상주 삼악,

기회되는대로 다녀와야겠다




3악에 들어간 이유를 알게 하는 능선




남장사와 상주시내 방면




아마도 멀리 보이는 산이 도장산, 속리산일 듯






북장사 가는 갈림길




노랑 제비꽃




옥녀봉




여기서 남장사 석장승 방면으로 좌틀한다




하산길도 진달래가 많았다




오늘 산행에서 알고 싶었던 또다른 것은

요즘 우측 무릅관절이 시큰 거렸는데

정도는 많이 약해졌지만 내리막에서 여전했다


허벅지와 종아리의 퍽퍽함은 내 페이스대로 걸어서인지,

아니면 길이 순해서인지 모르겠지만 많이 누그러졌다





돌장승






이제 하산,

도로를 따라 주차장까지 회귀하면 된다




오늘 산행은 호젓했다

길도 순했고 경사도 완만했고

거리, 시간도 적당했다....옆지기랑 다시 와도 좋을 곳이었다




원점회귀하는 길에 도로를 버리고 야영장 쪽으로 내려와서 계곡을 따라 걸었다




약수터에서 한모금 입을 축였다




남장사는 멋진 계곡도 갖고 있었다




노음산 개념도




오늘 걸은 트랙

(오룩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상주 노음산__20200330_1159.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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