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이령 가는 길 - 진부령~마산봉~새이령~마장터
심플님이 전날 다녀와서는
정말 멋진 길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2박 3일 강원 일정에서,
옆지기에게 대청봉 정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맘속으로는 힘든 길인데 하는 주저감이 있었나 보다
비 예보를 보고는 얼릉 새이령으로 바꿔 탄 것을 보면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22년 8월 20일(토), 진부령 마산봉주차장~마산봉~병풍바위~암봉~새이령~마장터~박달나무 쉼터, 약 12km, 약 6시간(산행시간 4시간 40분), 옆지기/화이트님이랑
새이령(대간령, 大間嶺)은
진부령(520m)과 미시령(826m),
마산봉(1052m)과 신선봉(1244m) 사이에 있는 고개다
예전에 영서와 영동을 잇는 주요 고갯길이었고
인제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었단다
새이령은 이번이 세번째,
첫번째는 박달나무 쉼터에서 올라왔고,
두번째는 백두대간을 마지막 구간, 신성봉에서 마산봉을 넘어가면서 지나갔다
이번에는 마산봉에서 내려와 박달나무 쉼터로 내려간다
새이령에서 내려가면 마장터(馬場垈)를 만난다
마장터는 고성과 양양(지금의 속초), 인제 사람들이 물목을 교류하던 장터를 말하며,
그 이름은 마방과 주막이 있던 데서 유래했단다
새이령에서 내려가는 길에 열번도 넘는 개천을 건넜다
최근에 내린 비로 계곡에 물이 넘쳐나서다
새이령에서 박달나무 쉼터로 내려가는 길은
걷기꾼들 사이에서 최고의 숲길로 손꼽인다
전날,
오늘 종일 비예보가 있어서 대청봉 산행을 포기하고 나니,
아침 시간이 조금 느긋해졌다
왕눈이가 가볍게 아침을 준비했다
진부령에 오니 날씨가 좋다
조금 억울한 느낌이었다
한 살이라도 덜 먹었을 때 대청봉에 한번 더 올라볼까 했는데.....
화이트님이 말하길,
억울하다기 보다는 조금 아쉬운 것이라고....
사실,
마산봉을 지나 대간령으로 내려가기로 한 것은
내일 인도행 대전방 식구들과 함께 걸기로 되어 있는 흘리계곡의 들머리랑,
비온 후 계곡길이 어떻게 변했는 지 살펴볼 생각도 작용했다
소위 답사 차원으로
마산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조금 내려와서는
알프스 리조트 뒷편의 마산봉 올라가는 길로 들어선다
백두대간이 끝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쓰러져 있는 표지목이 마산봉까지 1.9km라고 알려준다
벌써 가을로 들어섰나 보다
쑥부쟁이가 화려한 자태로 환영인사를 하는 것을 보니....
하긴 오늘이 처서다
본격적인 산길 들머리에서 인증삿을 한장 남기고
된비알을 쏟고 나면 능선을 만난다
비록 그 능선이 길지 않지만
걷는 내내 날씨가 변덕을 부렸다
안개비가 내리다가
해가 들었다가를......
마산봉
왕눈이는 이로써 대간을 끝낸 셈이다
더욱이,
진부령에서 백두대간 완주를 기념하는 인증삿도 남겼으니.....
그것은 화이트님도 마찬가지다
마산봉에서 되돌아 나와
병풍바위 방면으로 내려간다
바로 요 길이다
지금은 뚝갈 시대다
또한 참취 꽃 전성시대이기도 하다
마산봉에서 대간령 가는 길은 야생화가 지천이었다
나비나물
요 녀석은 오늘 지천으로 만난 멸가치 열매인 듯 하다
이 표지판이 서있는 갈림길에서
병풍바위로 오르지 않고 곧바로 새이령으로 가도 된다
우린, 병풍바위 방면으로 올랐다
오늘 같은 날씨에는 굳이 오르지 않아도 되었는데
병풍바위는 곰탕 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대신 인증삿으로
병풍바위에서 내려오면
앞서 갈림길에서 병풍바위에 오르지 않고 오는 짧은 길과 만난다
암봉 갈림길
우린 암봉으로 올랐다
암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새이령으로 내려가는 길도 보인다
암봉
안개가 조금 가시기 시작했다
왜 암봉이라 했는지 그 이유를 알겠다
백두대간을 하면서 분명 지나왔을 터인데 전혀 기억이 없다
바로 전구간인 황철봉의 너덜 바위만 기억에 가득할 뿐이다
여기가 새이봉이다
“진부령은 지루하고,
미시령은 짧지만 까다롭고,
한계령은 수려하지만 험악스럽고,
구룡령은 장쾌하지만 무겁다.
반면, 새이령은 참으로 부드럽다”는
말이 예부터 전해온다고 한다
가보지 못한 도원리로 내려갈 생각이었으나
비 온후 혹시나 거친 길이 위험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마장터로 내려가기로 변경했다
대간을 할 때만 하더라도 대간령에서 신선봉 구간은 산행을 허락했는데,
오늘 보니 여기도 막았다
마장터는
물이 만들어 준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내려간다
최근 내린 비는
조그만 도랑을 개천으로 바꿔 놓았다
수년 전 처음 새이령에 왔을 때,
걷기꾼들 사이에서 마지막 남은 오지 숲길이라고 입소문 났을 때였다
지금은 그 길이 인제 천리길 7-2구간으로 포장되어
전국의 걷기꾼들을 부르고 있다
하긴 새이령에서 박달나무 쉼터로 내려가는 길은,
여전히 최고의 숨은 숲길임에 분명하다
마장터
고성과 인제를 오가던 보부상들이 쉬어가고 물목을 교환하던 곳
지금은 두어군데 집터가 남아 그 옛날의 풍경을 상상하게 해준다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잠시 들렀다
마장터 근처는
오래 전부터 최고의 비박터로 소문난 곳
물봉선길
서낭당이 보이면
여기는 작은 새이령이다
샘터가 있었다
물맛도 좋았다
아마 비기 오지 않았으면
마른 고랑이었으리라
박달나무 쉼터 바로 못미쳐
폭이 비교적 넓은 개천이 있다
오전까지만 해도 징검다리 위로 물이 넘쳐
신발을 벗지 않으면 물에 빠졌다고 한다
박달나무 쉼터로 나왔다
박달나무 쉼터에서 마산봉 주차장까지는 택시를 이용했다
혹 우리처럼 택시를 이용할 분을 위해 남긴다
용대콜택시 010-9447-6005(최동훈 기사님), 3만원인데 25,000원으로 깍아주었다
오늘 걸은 트랙
트랭글을 작동시키지 않아서 산길샘 트랙을 올려놓는다
회를 먹으려 했는데 마땅치 않았다
대신 집에서 삼겹살을 굽고,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덕분에 모두 소맥을 겻들여 한 잔 할 수 있었다
소해바다님이 저녁미사를 보고는 숙소에 들렸다
한 손에 회를 사들고.....
수년전 인도행에서 함께 열심히 걸었는데,
지금은 대전을 떠나 양양에 정착했다
신세를 어이 갚을까?
바로 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