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에 없었다
산에 가려고 차를 타니 비가 제법 내렸다
일단 산에 들어서면 탈출이 힘든 방장산은 포기하고,
탈출할 코스랑
길도 눈에 익은
그러면서도 광주를 대표하는 무등산으로 향했다
옆지기가 무등산은 첨이란다
35여년 가까이 광주에 왔지만
항시 시댁에만 머물고 갔단다
▲ 언제/어디를/얼마나 : 2022년 6월 5일(일), 산장~무등산옛길 2코스(물통거리~목교~서석대~정상)~입석대~장불재~중봉~동화사터~임도~늦재삼거리~원효사, 약 11.5km, 약 5시간 30분(산행시간 4시간 45분), 돌로미테 전지훈련 둘째날
1년이면 대여섯번 넘게 광주에 왔으면서도
무등산은 첨 올라온 옆지기를 격하게 환영해주었다
정상에는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었다
심플님이 말했다
오랫만에 우중산행이었다고
그랬다
산행내내 비가 내렸다
3,500원을 주고 산 비닐 우의가 35.000원보다 더 값진 역할을 했다
거센 비바람에
온통 때죽나무 꽃으로 꽃길이 만들어졌다
방장산은 인연이 아닌가 보다
아침부터 내리는 비에
무등산 산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어제 월출산에서 힘들었던 몸을 풀어 줄 겸
가볍게 걸을 요량으로
산장(원효사) 원점코스를 잡았는데
생각과 달리 무등산을 제대로 타고 왔다
출발은 부드러웠다
주거동 유적지를 지나고
물통거리를 지날 때 만 하더라도
바람은 그렇게 거세지 않았고
우의를 입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심플님이 말했다
오늘 산행은 미친년(?) 시리즈라고
어제 월출산에서 모자를 바람에 날려보낸 바람에
빌려쓴 벙거지 모자를 쓴 모습이 마치 거지두목 같다면서....
무등산 옛길을 걸어 서석대에 오를 때면
여기가 목교인 줄 착각한다
근데 목교(木橋)임에는 틀림없지 않는가?
오늘 길에서 유독 많이 만난 고광나무 꽃
터리풀과
국수나무 꽃길을 지나면
서석대 올라가는 임도를 만난다
여기가 목교란다
내 보기엔 서석대 탐방소인데.....
서석대 올라가는 길에 점심을 먹었다
서석대는 안개속으로 숨어 버렸다
정상 부근에 아직 철쭉들이 남아 있었다
정상 능선에 이르자
거센 바람에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
정상에서
이제 하산
거센 바람에 중심이 자꾸 흔들렸다
입석대
달콤한 찔레꽃 향기가
비바람속에서도 은은하게 콧가를 간지럽혔다
무등산은 겨울산이다
나에게는
하지만 장불재 억새나
철쭉의 백마능선
봄가을에도 발길이 끊기지 않는다
여름에는
솥단지 들고 산장 계곡에 올라 백숙 끓이고 놀던 피서지였다
벌써 30년도 더 전의 얘기다
옆지기가 무등산을 첨 만난 때이기도 하다
돌아가신 시아버지랑 함께였고
지금은 치매 파킨슨으로 두주전 요양병원에 가신 어머니와 함께였다
비바람이 거세지 않았으면 중머리재로 내려가서
중봉을 지나 원점회귀 할 생각이었으나
중머리재는 건너뛰고
바로 중봉을 거쳐 내려갔다
중봉 가는 길
중봉에서 동화사터 방면으로
때죽나무 터널을 지난다
동화사터 삼거리에서 늦재 방면으로 우틀한다
임도로 나왔다
늦재 전망대에서는 광주 시내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제 임도를 따라 원점회귀한다
왕눈이는
단풍나무 임도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원효사로 나왔다
주차장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비가 더욱 거세졌다
한가지 아쉽고 서운한 것은
바로 전까지 열려 있었던 화장실이
비가 거세지자 문을 잠궈벼렸다는 것
비에 젖은 옷을 갈아 입으러 들어오면
화장실이 지저분해지고 청소하기가 번거로워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것은 아니지 않는가.....
오늘 걸은 트랙
참,
2박 3일 숙소는 비어있는 어머님 집을 활용했다
집 근처 대패삼겹살 집에서
정말 거지처럼 게걸스럽게 먹었다
오늘도 뒷풀이는 심플님이 주도했다
집에 들어가기 전 커피숍에 들렸다
숨도 돌리고, 정신도 차릴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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